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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면서 고양이 구경하기
최근에 부쩍 살이찐 것 같아서 주변에서 운동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찐건가 싶어서 전신거울을 봤더니 이게 뭔가 싶었다. 전신거울을 보는 그 짧은 순간에 진작 꾸준하게 운동을 할걸, 밥좀 조금만 먹을걸, 군것질을 좀 적당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크나큰 충격을 받고 바로 산책겸 살빼기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환절기에 들어서고 날은 쌀쌀해졌지만 더운 것 보다야 낫지 싶은 심정으로 옷을 챙겨입고 나갔다. 갑작스럽게 시작했고,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한껏 들떴다.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것들을 보고 공기가 꽤나 맑게 느껴진다. 그러던중 한 나무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봤는데 왜이리 귀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체감상 5분은 그자리에 앉아있었던 것 같다. 종은 코숏인 것 같은데 색이 나름 멋쟁이스럽게 입혀진 고양이였다. 뭔가 먹을 것을 주고싶지만 뭘 줘야할지도 모르겠고, 지갑을 들고나오지도 않았다. 아쉽지만 아무것도 주지못하는 나를 한탄하며 가던길을 마저 가기로 했다. 난 스스로가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지며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시간을 봤다. 1시간 반은 지났을 줄 알았는데, 겨우 40분이 지났다. 갑자기 귀찮음이 몰려오고 그길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오니 무언가 패배의식이 들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서 저녁에 다시한번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녁밥을 먹고 8시가 지나서야 집을 나왔다. 아침과 같은 길로 진행하기로 했다. 가는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무를 봤지만 고양이가 있지는 않았다. 내심 아쉬웠지만 조금 더 길을 가다보니 고양이 두마리가 보였다. 캬라멜색의 고양이와 검정고양이가 보였는데 둘 다 귀여웠다.
그냥 내가 색이나 형태를 보지않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고양이를 10분간 구경을 하고 결국에 집으로 돌아왔다. 다이어트에 실패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나는 내일 또다시 도전할 요량이 있다. 산책은 옳은 선택이었다.